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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총서[eBook] 초연결시대, 공존과 얽힘(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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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경희대학교 종교시민문화연구소

📖  Publisher: 도서출판 안북스

📖  Country: 대한민국  

📖  Language: 한국어


[발간사]

21세기 기술 문명은 의미심장한 존재론적 전환을 촉발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양자과학 등으로 대표되는 비약적인 기술적 진보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 더 나아가 인간과 우주를 동시적으로 연결하는 초연결의 존재 조건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인간과 비인간(non-human) 존재 모든 것들 - 예컨대, 기계, 동식물, 자연, 물질, 의식(정신), 에너지(氣) 등 - 과의 공존과 얽힘의 가능성에 관한 전환적 논의를 촉발한다. 이제 초연결은 은유가 아니라 존재론적 구조가 되었고, 그 네트워크는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필연적 조건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초연결 구조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사유와 신념, 제도와 윤리는 여전히 근대주의적 이원론과 인간중심주의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이번에 출간되는 『초연결 시대, 공존과 얽힘』은 바로 이러한 존재론적 전환과 연관된 근본 물음을 다룬다. 본서에 수록된 여섯 편의 글들은 21세기 초연결 시대의 문명 조건을 단순한 기술 환경의 변화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존재론적·윤리적 전환을 요청하는 근본적 도전으로 이해한다. 새로운 기술 문명의 존재론적 하부 구조가 이미 얽힘과 공존을 통한 상호의존성을 전제로 작동하고 있다면, 의식(지식), 사상, 영성·종교의 주제들 역시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세계관의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일관된 문제의식이자 지향이다.


때문에 여섯 편의 글들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하나의 공통된 지평을 향한다. 양자의식 이론을 통해 정신과 물질의 관계를 재사유하고, 인공지능 시대의 초월 열망을 신학적으로 성찰하며, 한국 종교사상과 비교신학적 자원을 통해 전일적 종교관의 유형을 제안한다. 또한 반려체와 반려시민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비인간 관계의 윤리적 확장을 논의하고, 노장사상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기술결정론적 위기를 넘어설 인문학적 통찰을 모색한다. 나아가 양자역학과 심층심리학 간의 대화 분석을 통해 20세기 이후 전개된 정신-물질 통합 담론을 도출함으로써, 인간을 우주의 수동적 관찰자가 아닌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존재로 재정립한다. 이것이 인간이 상실해온 전체성의 감각을 회복하려는 지적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각 저자들의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학제 간 융합을 넘어선다. 그것은 근대가 구축해온 이항대립의 차별적 분리 패러다임을 넘어, 존재의 근원적 얽힘을 인정하는 ‘전일주의적 전환 (holistic transformation)’을 지향한다. 여기서 ‘전일성’은 모든 차이를 지우는 획일성이 아니라, 서로 다른 차원과 전통이 하나의 근원적 관계망 안에서 상호유기적으로 호응하며 성숙해가는 과정에 대한 통찰이다. 이 상호유기적 관계 지향성은 과정철학자 화이트 헤드의 ‘창조의 합생(concrescence of creation)’ 개념을 반향한다. 이 점에서 저자들의 지향은 단지 초연결의 존재론적 구조가 만들어 가는 상호연결의 지평을 넘어, 책임과 성찰을 동반한 공존의 질서를 모색하는 데에 맞추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이 저서는 한국적 사상 자원을 적극적으로 호명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다. 초연결이라는 전 지구적 현상에 대한 성찰과 연관해 서구 이론의 수용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과 동아시아의 영성·종교 사상의 사유 전통 속에서 조망해 보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의 영성·종교적 및 사상적 사유와 담론이 21세기 문명 전환기에 어떻게 성찰적으로 탐구되어야 하는지와 연관된 유의미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초연결 시대, 공존과 얽힘』은 21세기 기술 문명이 촉발한 존재론적 전환에 대한 진지한 응답이다. 이 저서가 관련 학계와 영성·종교 공동체, 그리고 더 넓은 공론장에서 깊은 토론을 촉발하고, 초연결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상상력과 실천의 길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URL: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13541838